페이스북의 데이터 기반 광고가 일반인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 브레시트(Brexit) 투표와 미국 대선에서 페이스북의 타겟팅 기술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 알려지면서다. 그것도 페이스북 자체 내에서만 분석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외주회사와 공유된 것이 드러나면서 스캔들로 번진 것이다.
데이터 기반 타겟팅은 효과적
페북 타겟팅은 미 대선에 영향
분석능력은 일종의 수퍼파워
상응하는 책임감 뒤따라야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진정 사악한 집단이며 데이터를 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은 늘 위험천만한 일인가? 그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그 타겟팅 과정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업가가 온라인 매장을 만들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잠재고객에게 선별적으로 홍보하는 것이다. 마케팅의 대상이 커질수록 예산도 많이 드니 타겟팅이란 개념은 처음부터 중요하다.
이런 과정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모델링은 이미 1960년대부터 타겟팅에 이용되어 왔다. 크게 다른 점은 페이스북은 이 전과정을 자동화했다는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사용자들의 인구적·행동적 데이터와 타겟팅 기술력으로 페이스북은 이제 소매사업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마케팅 예산이 비교적 적은 소규모 업체들이 타 매체의 비중을 줄이고 페이스북 광고만 하는 경우도 흔하다.
여기서 일반인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이름과 이메일 주소 같은 개인정보의 공유와 그에 따른 보안의 문제다.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사용자들은 이 부분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게다가 페이스북이 미국 대선에 관여한 것이 알려지면서 그 사용 목적까지 주의대상이 됐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상품의 광고’는 무료로 페이스북이란 공간을 사용한다는 것에 대한 대가로 간주하지만, 정치성향이 다른 후보가 데이터를 사용하여 이득을 보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이 다른 매체들에 비해 편협한 포스트와 가짜뉴스를 제대로 걸러내지 않았다는 질타까지 더해졌다.
인간이 하든, 기계가 하든 데이터 안에서 원하는 답을 찾는다는 것, 더 나아가 데이터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여 그들의 마음을 끌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슈퍼파워다. 영화 속의 슈퍼 히어로들이 남다른 점은 일견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쉽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초능력에는 상응하는 책임도 반드시 따르게 마련이다.
페이스북은 아직 그들을 향한 많은 비판에 대한 대처가 미숙해 보인다. 그렇다고 인류역사상 가장 거대한 빌보드인 페이스북을 기업들과 정치가들이 광고가 없는 곳으로 방치할 리도 만무하다. 그래서 다들 그 선을 넘지 않는 데이터의 사용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일반인들도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지불하는 대가가 자신들이 남기는 프로파일과 행동에 관한 데이터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 비용이 얻어내는 가치보다 크다고 여겨지면 사용을 그만둘 일이다. 데이터의 생태계도 모든 참여자들의 접점에서 가치가 형성되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다.
유혁 윌로우 데이터 스트래티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