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설팅업체 언스트영(EY)에 따르면, 팬데믹 경제 충격으로 전 세계 IPO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중국·홍콩만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상반기 중국 본토 증시 상장 건수는 12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자금 조달액은 197억 달러(약 24조원)로 배 넘게(122%) 늘었다. 홍콩 증시의 IPO 자금조달액도 같은 기간 23% 증가했다.
미·중 신냉전에 中증시 되려 반사이익
중국 IPO 건수·자금 88% 122% 증가
코로나19 경제 봉쇄에 미국 IPO 급감
'중국판 나스닥' 커촹반 상장 늘어나
징둥·넷이즈 등 홍콩 2차 상상장 급증
EY는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지난 3월 이후로 코로나19 확산과 경제 봉쇄조치로 허덕일 때, 중국은 경제활동을 일찍 재개한 덕분에 빠르게 경제를 회복했고, 그 덕분에 유일하게 IPO 횟수와 자금조달액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에 상장하는 기업이 급증했다. 커촹반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지시해 만든 기술주 중심의 거래소다.
아울러,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 홍콩으로 회귀한 점도 중화권 증시를 살리는데 한몫했다.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의 양대 전자상거래 업체 중 하나인 징둥은 지난달 홍콩 증시에 2차 상장을 통해 297억7000만 홍콩달러(약 4조6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징둥은 알리바바와 게임업체 넷이즈에 이어 미국 증시에서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으로 회귀한 세 번째 중국 기업이다. 앞서 넷이즈는 홍콩 증시에서 210억9000만 홍콩달러(약 3조27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지난달 미 정부가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미국 회계기준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상장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움직임이다.
EY는 “미·중 갈등이 고조될수록 중국·홍콩 IPO 시장은 오히려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며 “이미 138개 기업이 홍콩 IPO를 신청한 상태이고, 이는 홍콩의 정치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홍콩 IPO 시장에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렸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