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을 가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인식하는데 매일 방역에 힘쓰고 있는 점주 입장에선 힘이 빠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몇 달째 적자가 이어져 정말 힘들다.”
지난 1일 가수 이효리와 윤아가 압구정 노래방에서 라이브 방송을 해 논란이 이어지자 서울 마포구의 노래방 점주 박모씨가 한 말이다. 박씨는 이번 달도 임대료를 내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고 했다.
“정부가 일선 현장에 책임 떠넘겨”
노래방 점주들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규제를 이해한다면서도 일선 현장에 책임을 떠넘긴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8년째 노래방에서 일하는 직원 양모씨는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 최근에는 QR코드 도입을 의무화했는데 손님들이 이해를 못 해서 자주 시비가 붙는다”고 말했다. 양씨는 “정부에서 ‘안 하면 벌금을 물리겠다’며 자영업자에게 무조건 책임을 묻기 전에 QR코드 인증 방법과 필요성을 설명하는 홍보활동이라도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업 중지 43일째…분통 터져”
김씨는 특히 5월 22일 서울시가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후 43일째 영업을 못 하고 있다며 “장사를 안 해본 사람은 모르겠지만 더는 버티기가 어렵다. 코인노래방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영세업자라 매달 대출금 이자 등을 내야 하는데 한 달 넘게 대책 없이 운영하지 말라고만 요구한다. 폐업하는 가게가 속출하고 있다”라고 하소연했다.
"룸살롱은 되고 코인노래방은 안 되냐"
이에 비대위는 “룸살롱은 되고 코인노래방은 안 되냐”고 반박했다. 김씨는 “다른 지역에선 2주 정도 영업 금지를 내렸다가 풀었는데 서울시는 43일간 이어가고 있다. 업주들 다 죽으라는 소리”라고 했다. 최근 비대위가 서울시청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자 서울시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업 손실로 인한 생계 곤란 지원금으로 코인노래방 사업주들에게 100만원씩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비대위는 “책임 떠넘기기를 하다가 인제 와서 100만원의 지원금으로 넘어가려고 한다”라며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