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1일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70년 TV용 브라운관을 시작으로 1980년대에는 디스플레이, 1990년대 후반부터는 배터리로 주력 사업을 바꿔가며 '50년 이상 존속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5위의 삼성SDI는 '초격차 기술 중심 회사'를 내걸고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날 기흥 사업장에서 전영현 사장과 임직원 100여명이 모여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전 사장은 창립 기념사에서 "차세대는 물론 차차세대 배터리까지 염두에 두고 초격차 기술 중심의 새로운 50년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대다수 임직원은 TV로 시청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브라운관 TV 국산화하자" 1970년 창립
1990년대 들어 삼성전관은 전환점을 맞는다. 우선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1993년 액정(LCD) 사업부를 삼성전자로, 이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혔던 아몰레드(AMOLED)는 2009년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신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넘겼다. LCD보다 전력 소비량이 많은 약점이 있던 플라스마 디스플레이패널(PDP)에서는 2014년 완전히 철수했다.
1990년대 후반 "미래 배터리 시대 준비"
하지만 삼성SDI는 2016년 갤럭시노트 배터리 폭발 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는다. 갤럭시노트7에 들어간 삼성SDI 배터리가 폭발 사고 원인으로 지목돼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전국 ESS에서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배터리 업계가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ESS 배터리에 특수 소화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안전 대책을 확보하며 위기를 넘겼다.
삼성SDI는 2000년 초반부터는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등 중대형 배터리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BMW를 비롯해 폴크스바겐 등의 차량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 1~4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전 세계 5위(점유율 5.6%)에 올랐다.
2020년 "꿈의 기술 전고체 배터리"에 도전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삼성SDI 사업장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초대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설명하고 두 회사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의 안전성과 수명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기존보다 배터리 음극 두께를 얇게 만들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석출형 리튬 음극 기술’을 개발한 상태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