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가 다음달 1일 발효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 지에 대한 보고서를 29일 발간했다. USMCA는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내 고용을 늘리기 위해 NAFTA 개정을 추진한 만큼 한국 기업의 수출에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수출할 때 무관세 적용을 받으려면 역내(미국·멕시코·캐나다 내) 생산 부품 비중을 기존 62.5%에서 75%까지 늘려야 한다. 한국 등 역외에서 부품을 수출해 미국 공장에서 조립을 하는 비중도 낮춰야 한다는 얘기다.
‘비(非)시장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조항’도 들어갔다. 캐나다∙멕시코가 중국과 FTA를 체결해 중국산 제품이 미국으로 우회수출 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조치다.
“멕시코 진출 기업, 미국 진출 기업보다 걱정”
코트라는 자동차·부품 분야에 대해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부품 개발에 더욱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내연기관 부품은 무관세 적용을 받으려면 현지에서 생산하는 게 중요해진 반면, 차세대 자동차 기술은 현지 거점이 없더라도 채택될 기회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협업, 전략적 인수합병(M&A)도 긴요하다고 봤다.
철강 분야는 수입규제 면제가능 품목을 발굴하고 현지제휴·합작투자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계 분야는 고효율 기계장비 수요 증가에 대비해 관련 제품·부품 개발에 나서야 하고, 항공우주 분야는 글로벌 기업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등 친환경·경량제품 발굴 노력이 절실하다고 자문했다.
트럼프 바램과 달리 멕시코 인건비만 높아져
트럼프 대통령 지지도가 하락하면서 오는 11월 대선때까지 지켜보자는 움직임도 있다. 멕시코에 공장을 둔 한 일본계 자동차업체 임원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정책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 공장 이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다자무역 체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USMCA가 발효돼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무역기구(WTO) 항소기구가 마비 상태이고 코로나19로 전반적인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자칫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5년 간 유예신청 제출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