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빚 갚아야하는 두산중…클럽모우 골프장 1800억에 판다

중앙일보

입력 2020.06.29 16:47

수정 2020.06.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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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클럽모우CC 홈페이지

두산중공업이 강원도 홍천에 있는 골프장 클럽모우CC를 1800억원대에 팔기로 했다. 경영 정상화 작업을 하는 두산이 자산 매각을 구체화한 첫 사례다.
 
두산중공업은 클럽모우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을 선정해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29일 밝혔다. 하나-모아는 앞으로 2주간 실사를 한 뒤 구체적인 인수 금액을 추가 논의할 예정이다.
 
2011년 개장한 클럽모우는 185만㎡ 넓이의 27홀짜리 골프장이다. 두산중공업은 이 골프장을 지은 시공사다. 하지만 시행사로부터 공사비를 받지 못했고, 그 대신 2013년 이 골프장의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이 때문에 두산 내부에선 골프장 매각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회사 사정이 좋았어도 팔려고 했던 골프장”이라며 “주력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게 우리 회사의 일관적인 뜻”이라고 전했다.
 
두산이 시행사로부터 골프장 시공과 운영 손실 인수 등을 포함해 받지 못한 총금액은 2200억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1800억원대에 매각이 성사된다 해도 그 차액만큼 손해를 보는 셈이다. 두산 관계자는 “아쉬움은 있지만, 주변 골프장 시세에 비해선 나쁘지 않은 가격이고,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약 3조원의 빚을 갚아야 하는 두산중공업은 올해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을 통해 1조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두산그룹은 두산타워ㆍ두산솔루스 등 자산과 자회사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다른 자산 매각에서도 최선의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