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거래소와 IR큐더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모 절차를 거쳐 신규 상장한(코넥스·스팩 상장 제외) 기업 12곳의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 상승률은 지난 26일 현재 52.4%로 집계됐다. 공모주 청약에서 주식을 배정받은 투자자가 이날까지 해당 종목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이만큼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뜻이다.
뭉칫돈 몰리는 IPO 시장
OLED 장비 엘이티 수익률 160%
SK바이오팜 역대 최대 31조 몰려
빅히트엔터·카카오페이지 등
‘대어’ 줄줄이 대기, 열풍 계속될 듯
사실 3~4월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증시 침체 여파로 공모절차를 취소하거나 연기한 종목들이 속출할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SK바이오팜의 IPO 소식이 전해지면서 5~6월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3∼24일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323.0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30조9899억원의 증거금을 모집하면서 지난 2014년 제일모직이 세운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30조649억원)을 경신했다. 23일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잔고가 총 56조9000억원에서 24일 46조8000억원으로 하루 새 10조원 이상이 줄어들 정도로 개인 투자자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공모주 투자 열풍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바이오팜 이후에도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현금 유동성 역시 풍부하다. 증시 대기 자금 격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5일 현재 4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27조3384억원) 대비 70%가량 늘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현금 흐름이 증시에 몰리고 있고, 최근 펀드 관련 문제가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이 간접 투자보다는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올해 하반기까지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투자 과정에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 신규 상장한 기업 18곳을 살펴보면, 10곳은 26일 기준 종가가 오히려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과 신용융자 등에서 일부 과열 조짐이 나타나는 것은 부담”이라고 짚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