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에서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슬기로운 전세생활’)의 일부다. ‘문 대통령, 부동산 인식 정확한지 점검 필요’라는 소제목의 글에서 “지난해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와 부동산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며 “와, 대통령이 참모로부터 과거 잘못된 신화를 학습했구나, 큰일나겠다 싶었다”고 말하면서다.
SNS에 부동산정책 실패 강력 비판
“참모로부터 잘못된 신화 학습 큰일
진보 경제학자 주장 다 뻥이었다
집 팔라해도 안 파는 공직자도 충격”
정치권에선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노무현 2기”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조 교수의 말이 사실이라면 둘 사이의 근본적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무현 정부에선 부동산의 연착륙을 예상했다면 현 정부에선 사실상 일본과 같은 부동산 버블 붕괴까지 상상했다는 것이다.
한편 조 교수는 현 정부 고위 공직자 중 다주택자가 많은 현상도 꼬집었다. 그는 “노무현 정부 고위 공직자 중에는 다주택자가 많았던 기억이 없는데 이 정부에는 다주택자가 많아 충격을 받았다”며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이 (집을) 팔라고 해도 팔지 않는 강심장에 놀랐다. 대통령 지지도가 높으니 운동권 세력도 과거 보수 정당처럼 신이 내린 정당이 됐다고 생각하나 보다”라고 했다.
조 교수는 25일에도 “부동산 대책이 (대통령) 임기 3년 동안 스무 번 넘게 나와도 가격이 잡히지 않으면 대책이 잘못된 것 아닌가”라며 “왜 자신들의 대책이 잘못됐다는 반성은 없고 국민들을 투기꾼 취급하며 ‘더 센 정책이 기다리고 있다’고 협박하느냐”고 썼다. ‘갭 투자’ 방지책을 두곤 “전세 끼고 집을 사지 말라니, 당신들처럼 다주택자들이 전세 끼지 않고 집을 산 적 있느냐”며 “정책 결정자들은 책상에 앉아 있지 말고 부동산 중개사에게 전화 한 통화라도 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 내에서도 정책 입안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당·정·청 회의를 해도 각 의원에게는 3분 동안 말 시키게 하고 들으려는 노력은 전혀 없다”고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