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의 한 스타벅스 점원이 손님의 주문을 받는 걸 거부했다. 손님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화가 난 손님은 소셜미디어에서 점원을 공개 비난했다. 그러자 반전이 일어났다. 점원이 원칙대로 대응했다며 칭찬과 후원이 잇따른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극적으로 변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퇴짜 맞은 '노 마스크' 손님 불평에
"점원, 원칙 지켰다" 응원 이어져
공화당원도 79% "마스크 착용"
불평 글 올린 손님, 되려 비난 메시지 수천건 받아
후원 프로젝트는 레닌에게 응대 거부를 당한 손님 앰버 린 질(35)이 페이스북에 비난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손님은 스타벅스 매장 위치와 레닌의 이름, 사진까지 공개하며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응대를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경찰을 대동하고 건강증명서를 들고 매장으로 가야겠다"고 적었다.
하지만 앰버의 게시글은 역효과를 냈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는 게 당연한데 왜 점원을 비난하느냐는 반응이 줄을 이은 것. 레닌을 향한 응원과 후원도 이어졌다. 후원 프로젝트를 개설한 맷 코완은 "사나운 고객을 상대하면서도 레닌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곤혹스러워진 건 앰버다. 그는 이후 영상 메시지를 통해 "협박과 비난 메시지 수천건을 받았다"며 "나는 레닌을 위협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달라진 미국… "외출 시 마스크 쓴다" 89%
공화당원도 이제 마스크 착용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도 마스크를 쓴다고 답한 비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ABC와 입소스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중 공화당원의 79%는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원의 경우는 99%가 마스크를 쓴다고 답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공신력 있는 기관의 마스크 착용 권고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24일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미국인 95%가 마스크를 쓰면 사망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착용을 당부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