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당시 한나라당 내 초선들로 18대 국회에 입성했던 정치인들이 최근 여의도에서 다시 뭉쳤다. 한나라당 내 대표적 개혁성향 초선 의원 모임이었던 ‘민본21’ 멤버들이다. 민본21은 ‘여당 내 야당’ 역할을 자처하며 당시 이명박 정부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던지는 소금 역할을 했다.
이들은 지난 17일 밤 서울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 모여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모임에 참석한 박민식 전 의원은 “한자리에 모인 것은 2~3년 만이지만 어제 봤던 것처럼 다들 반가웠다”고 전했다.
이날 모임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원내대표가 주도해 성사됐다. 개인 일정으로 불참한 김성식 전 의원과 수감 중인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제외한 대부분의 멤버가 참석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참석자 전원이 불출마, 또는 낙선 등의 이유로 21대 국회에 입성하지 못한 원외 인사들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당내 대표적 쇄신 그룹이었던 민본21의 친목을 다지는 자리였다”고 모임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달에 한 번씩 정례 모임을 열어 총선 참패로 낙담한 우파 진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내년 4월 재ㆍ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 및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원외 인사들이 당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장외 세력화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럼 창립 이유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전직 의원 간 사랑방 역할’을 내세웠지만 “마지막 목표는 차기 정권 재창출에 힘을 쏟는 것”(강석호 전 의원)이라고 했다. 김무성 전 의원도 최근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차기 대선에서 우파 진영의 ‘킹메이커’ 역할을 자처해 왔다.
옛 바른미래당 내 모임이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멤버들도 총선 이후 정기적으로 만나기로 했다. 지난 11일 모임엔 유의동ㆍ하태경 등 통합당 현역 의원과 오신환ㆍ김삼화ㆍ김수민ㆍ신용현ㆍ이동섭 전 의원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김기정ㆍ윤정민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