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버먼 지검장에게 서한을 보내 “불행히도 당신은 어젯밤 성명으로 공무보다 공개적 구경거리를 선택했다.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해임을 요청했고 대통령이 받아들였다”고 통보했다. 바 장관은 상원에서 후임을 인준할 때까지 차석인 오드리 스트라우스가 지검장 대행을 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가 저승사자’인 뉴욕 남부지검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집중조사
“수사 계속” 버티다 결국 교체돼
NYT “트럼프, 눈엣가시 제거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프릿 바라라 당시 뉴욕 남부지검장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는 이유로 해임하고 버먼을 그 자리에 앉혔다. 공화당 소속인 버먼은 트럼프 정권 인수팀에서 파트 타임으로 자원 봉사한 적이 있다. 하지만 버먼은 2018년 취임 후 트럼프의 집사 마이클 코언 변호사를 기소해 3년 형을 받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최측근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조사하고 있다. 줄리아니는 트럼프를 탄핵 위기까지 몬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몸통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눈엣가시’가 된 버먼을 제거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자신들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행정부 내 관료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식의 해임이 처음은 아니다. 연초부터 금요일 밤만 되면 주요 인사가 해임 통보를 받는 이른바 ‘피의 금요일’이 반복됐다. 지난 4월 3일에는 마이클 앳킨슨 정보기관 감찰관이 해임됐다. 그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내부 고발자 보고서가 믿을 만하다고 판단해 의회에 제출한 인물이다. 5월 1일에는 보건복지부 감찰관 크리스티 그림을, 5월 15일에는 스티브 리닉 국무부 감찰관을 해임했다. 그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진단 도구 문제를 지적했고, 리닉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인사권 남용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미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인물들을 차례로 보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하원 법사위원장을 맡은 뉴욕 민주당 제럴드 네이들러 의원은 버먼 지검장의 해임 경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NYT에 밝혔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