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울산CLX 공장. [사진 SK이노베이션]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 불가피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이달 말까지 정기보수를 한다. 이를 통해 하루 15만 배럴가량의 생산을 줄였다. 이 회사 생산캐파는 하루 111만5000배럴이다. 문제는 정유업체들의 정기보수가 마무리된 다음에도, 기존 생산량만큼 공장을 가동할지 여부다.
과거엔 공장을 돌리는 대로 돈이 됐다. 하지만 현재는 사정이 달라졌다. 한 예로 배럴당 정제마진은 -0.4달러(6월 둘째 주 기준)에 그친다. 정유업계에서는 ‘정제마진 배럴당 4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제마진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일본 정유업계는 지금도 구조조정 중
정유업체별 생산능력.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때 17개에 달했던 일본 내 정유사는 현재 5개사로 재편됐다. 한국 정유업체 등에 밀리던 경쟁력 역시 어느 정도 회복했다. 또 지난해에는 ‘새로운 석유 산업상에 관한 연구회’를 설치해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돕는 것은 물론 바이오 연료나 e-fuel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최근엔 호주 등으로 수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반면 한국 정유업체들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한 예로 지난달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68.6%가 줄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휘발유와 항공유 등 석유 수요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니 정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정유업계와 관련해 유류세 등 세금에만 치중한 정책을 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와 같은 정부주도형 산업합리화 조치는 어렵겠지만, 보다 적극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변화에 맞춰 업계의 진화를 이끌어주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