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수신 사기' 위해 마련한 리조트서 3박4일
5년 전 여권 인사들 3박4일 여행
검찰, 정·관계 연결고리 집중수사
유사수신업체 KFM은 싱가포르 뷔페 사업, 신성장 에너지 사업 등에 진출한다고 투자자를 속여 2015년 7월부터 1년 동안 피해자 1700여명으로부터 858억원을 빼돌렸다. 당시 회사 임직원들은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배후에서 지휘한 의혹을 받는 김 전 회장은 법망을 피해갔다.
김 전 회장에게 리조트를 추천받은 이씨는 다시 친분이 있던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출신 김씨에게 해당 리조트를 소개해줬다. 이를 계기로 김씨와 이씨를 포함해 여행모임 회원들은 필리핀으로 행선지를 잡았고, 해당 리조트에서 3박4일간 공짜로 묵었다. 동행했던 이씨는 “리조트 숙박비만 김 전 회장이 낸 것이고, 항공료나 여행 활동비는 다 각자 돈으로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행 동안 이들과 김 전 회장이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정치자금 수천만원 받은 의혹도 제기돼
A의원 측은 “당시 여행을 갔던 것은 맞지만 국회의원이 된 이후엔 김 전 회장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청탁을 받은 사실도 없다”며 “필리핀 여행 당시에도 김 전 회장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당연히 거기서 만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제기된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수차례 확인을 위해 연락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2015년 여행 당시에는 김 전 회장과 직접 친분이 없던 김씨도 4년이 지난 지난해 7월 라임 사태를 무마하려던 김 전 회장에게 정무위 소속 여당 의원을 직접 소개해 주기도 했다. 김씨의 소개로 김 전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여당 의원을 국회 사무실에서 직접 만났다. 또 김씨는 김 전 회장에게 지난 총선 때 출마한 부산 지역 여당 소속 총선 후보자 D씨도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 전 회장은 D씨에게도 최소 수천만원 이상의 정치 자금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D씨는 “김 전 회장은 알지만, 돈은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 고위 간부·청와대 고위 인사도 등장
김 전 회장은 여당 국회의원 외에도 검찰 고위 간부, 청와대 고위 관계자 등에게도 로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앞서 친분이 있었던 언론사 간부 출신인 현 스타모빌리티 이모 대표를 통해 정·관계 인사를 소개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이 대표는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넨 적도 없고, 로비나 청탁을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연·정용환·정진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