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주식시장에서 군사용 무선통신 장비업체인 휴니드는 전날보다 30% 뛰어올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유도 무기용 전원공급장치를 만드는 빅텍과 해군 함정용 부품을 생산하는 스페코도 29.9% 치솟았고, 총·포탄 제조업체인 퍼스텍은 27% 급등했다. 남북관계 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자 방위산업 예산이나 투자 규모가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남북 관계 악화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지는 쪽으로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개성공단 입주 업체와 건설·철도 분야 경협주 주가는 줄줄이 하락했다. 철도 신호 제어 시스템 업체인 대아티아이와 철도차량 제조업체 현대로템이 각각 9.03%, 5.63% 내렸고, 개성공단 입주사인 인디에프와 좋은사람들, 신원도 7~8%대 급락했다. 여기에 금강산 관광주로 꼽히는 아난티(-9.83%)와 현대엘리베이터(-3.88%) 주가도 빠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금강산 관광을 주도한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지난해 말 기준 73.9%)다.
증시는 큰 동요 없이 보합
전문가들은 대북 관련주가 이슈가 터질 때마다 일시적으로 급등락을 반복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북 리스크에 따른 방산주의 주가 상승은 실제 기업 실적과는 무관하다"며 "기대감만으로 쏠린 매수세가 꺾이면 차익 매물이 쏟아져 주가가 급락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포인트(0.14%) 오른 2141.0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0.02포인트(0%) 오른 735.4로 마쳤다. 북한의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도 증시는 큰 동요가 없었던 셈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한이 이미 여러 차례 '행동'을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공동연락사무소 파괴에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