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쯤 인천의료원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발신인은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A씨(22·여)였다. A씨는 “45일 동안 자신을 치료해준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다”며 경비실에 편지를 두고 갔다.
A씨가 감사편지를 보내게 된 계기는 이랬다.
인천의료원 등에 따르면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던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자 지난 3월 19일 귀국했다. 당시 발열 증세가 있던 A씨는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검체검사를 받았다.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A씨는 집에 들르지 못한 채 인천의료원으로 21일 이송됐다.
입원 초기 A씨는 무사히 치료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완치가 늦어지고 입원 기간이 늘어나면서 불안감이 엄습했다. 활발한 성격이던 A씨였지만 눈물을 보이는 날이 늘었다. 당시 A씨가 머무르던 1인실은 큰 소리가 나는 음압기가 놓인 작은 공간이었다. TV는 있었지만, 햇볕은 잘 들지 않았다. 답답함과 두려움을 호소하는 A씨를 위해 의료진은 상대적으로 넓은 5인실로 옮길 것을 권유했다. 병실 이동 후 다행히 A씨의 상태는 호전됐다.
그러나 검체 검사에서 음성과 양성이 교차로 나오는 등 연속 음성 판정이 내려지지 않으면서 A씨의 무증상 입원은 계속됐다. 무증상이더라도 48시간 뒤 24시간 간격으로 실시한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2회 나와야 완치 여부 판단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힘들어하는 A씨에게 힘이 된 것은 또래 간호사들이었다. 의료원 간호사들은 3교대로 12명의 확진자를 돌보고 있었음에도 A씨의 안정을 위해 각별히 신경 썼다. 따듯한 차를 건네며 희망 섞인 메시지를 전했다. 계속된 양성 판정에 A씨보다 더 속상해하며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지난달 4일 A씨는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45일간 15일 차례 검사를 받은 끝에 맞이한 퇴원에 A씨는 찾아온 가족과 함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완치 후 감사편지와 과자박스 전해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A씨는 증상이 심각하진 않았지만, 평균보다 긴 45일간 입원하게 되면서 힘들어했다”며 “감사편지가 의료진에게 큰 힘이 됐다. 현재 의료원에 입원 중인 환자도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