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조 회사채 일단 사고 본다···美증시 되살린 파월의 한수

중앙일보

입력 2020.06.16 08:00

수정 2020.06.1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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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Fed 의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파격적인 자산매입이 다시 뉴욕 증시를 회생시켰다.
제로 파월 Fed 의장은 15일(현지시간) 내놓은 성명에서 “미국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투자등급(BBB-) 이상인 회사채, 회사채의 상장지수펀드(ETF), 회사채 인덱스펀드 등을 7500억 달러(약 911조2500억원)어치를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형식적으로 Fed가 직접 사들이지는 않는다. 미 재무부가 Fed의 양적 완화(QE) 덕분에 낮아진 금리를 이용해 조달한 자금 7500억 달러를 투자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V)인 ‘유통시장회사채매입기구(SMCCF)’를 통해 매입한다.

뉴욕 증시 지난주 하락세에서 상승으로 돌아서

Fed 발표 직후 다우지수는0.62%(157.62포인트) 오른 2만5763.1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3%(25.28포인트) 상승한 3066.59에, 나스닥 지수는1.43%(137.21포인트)  오른 9726.02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참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대유행(second wave) 시름을 일단 던 셈이다.  
 

미 회사채 시장의 스트레스 급증 와중에 단비 

파월의 공격적인 회사채 매입은 최근 기업의 부채와 파산 증가로 압박을 받는 미 회사채 시장 참여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영국 경제분석회사인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이날 보고서에서 “관심이 국가부채 증가에 쏠려 있는 사이 미국뿐 아니라 신흥국 기업의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기업의 파산보호 신청이 지난주 말 사이에 눈에 띄게 늘었다.
 
이번 Fed의 회사채 매입은 조건에 맞으면 일단 사들이고 보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이 매입 대상인지 아닌지를 Fed에 설명하거나 입증할 필요가 사실상 없다. Fed가 사들인 뒤 적격 여부를 나중에 심사한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