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만에 재개 찰스 슈왑 챌린지
버거, 고교시절 아이언으로 승리
20kg 늘린 디섐보는 340야드 쳐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는 디섐보다. 그는 몸을 계속 불리는 한편, 48인치 샤프트 사용을 고려 중이다. 48인치는 골프에서 허용하는 최장 길이다. 너무 길어 오히려 거리에서 손해라는 의견이 많은데, 디섐보는 해결책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디섐보의 별명은 ‘미친 과학자’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샤프트 길이가 똑같은 아이언 세트를 쓴다. 깃대의 탄성에 따른 퍼트 성공률을 분석하고, 홀의 정확한 위치를 찾는다며 각도기를 이용한다. 여러 차례 화제가 됐는데, 여론은 “디섐보가 지나치게 복잡하게 산다”가 주류였다. 몸 불리기 실험은 아직까지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그는 ‘근육 활성화 기술’(Muscle Activation Technology)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운동한다.
그러던 중 손을 다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 시즌에는 20개 대회에 나가 톱 10에는 한 차례밖에 들지 못했다. 페덱스컵 랭킹은 131위에 그쳐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첫 6개 대회에서는 한 번도 톱 10에 들지 못했다.
버거는 3년간 함께한 용품사와 1월에 계약이 끝났다. 그때부터 원하는 장비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됐다. 버거는 집 창고를 뒤져 전에 썼던 아이언을 테스트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썼고, 2016년 PGA 투어 첫 우승 때 함께 하는 등 좋은 기억이 많은 아이언이었다. 손에 딱 맞았다. 아이언을 바꾼 버거는 확 달라졌다. 투어 중단 전까지, 세 대회 연속으로 톱 10에 들었다. 이어 시즌 재개 후 첫 대회에서 그토록 기다렸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버거는 “잘 맞는 클럽이 있다면 그걸 쓰는 게 당연하다. 앞으로도 이 클럽을 쓸 거다. 9년 전 모델이라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 지금 쓰는 게 고장나면 온라인 거래사이트를 통해서라도 구해 이 아이언으로 경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평균 77.8%의 높은 그린 적중률을 기록했다. 우승 상금 135만 달러(약 16억2000만원)를 거머쥔 버거는 “최근 1년간 우승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멋진 골프를 했고, 우승도 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성호준·김지한 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