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독일·프랑스·네덜란드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와 4억 명분의 백신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서 승인을 받아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임상 단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 중 하나로 꼽힌다. 4개국은 이달 초 백신 조달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포괄적 백신 동맹’(inclusive vaccine alliance)을 결성했다. 유럽 시민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 수량을 확보하는 게 주요 목표다. 로베르토 스페란차 이탈리아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가을께 완료돼 연말에는 1차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했다.
임상 3상 앞둔 아스트라제네카
독일·프랑스 등 4개국 공급 계약
EU, 27개 회원국용 3조원 실탄
미, 유럽 제약사까지 전방위 공략
복지부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
국내 백신개발 기업 지원 투트랙
초반부터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가장 적극적으로 백신 물량 확보에 나선 건 미국이다. 미국 보건복지부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은 자국 회사들과 공급 계약을 마쳤다. 미국 모더나와 존슨앤드존슨이 포함됐다. 미국은 자국 기업뿐 아니라 유럽 기반 다국적 제약사를 상대로도 공격적인 물량 확보에 나섰다.
이런 움직임은 백신이 개발된다 해도 제조할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기에 확보해 놓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우리 정부는 국내 백신 개발 기업을 지원함과 동시에 해외에서 개발되는 백신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임인택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백신 수입을 검토하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 체계를 만들고 있다”며 “먼저 개발된 백신을 우선 도입해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선 여러 기업이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에서 개발된다 해도 국제적인 물량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까지 충분한 양이 공급될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GC녹십자·제넥신 등은 해외 선두 기업들보다는 속도가 느리지만, 이와 관계없이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