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단지 내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이런 안내 전화를 50통가량 했다. 12일 목동 6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고 이어 마지막 단계인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면서다. 집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치솟고 있다. 6단지에서 전용 115㎡의 호가는 현재 23억원으로, 지난 3월 실거래가 20억원과 비교해 3억원가량 올랐다.
목동6단지 12일 정밀안전진단 최종 통과
14개 단지 중 최초, 성산시영아파트도 통과
2018년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추진 어려워
"재건축 아파트 갈길 멀고 규제 많으니 조심"
14개 단지로 구성된 목동 신시가지 중 6단지(1368가구)는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다. 목동 신시가지는 1985~1988년에 차례로 완공됐다. 총 2만6000여 가구가 산다. 재건축되면 5만여 가구가 넘는 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꽁꽁 묶였던 서울 재건축 사업 다시 시동 걸리나
서울 내 주요 위치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부동산 시장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실제로 박원순 서울 시장이 2018년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하자마자 일대 집값이 치솟았고, 계획 자체를 전면 보류하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가 더 어려우리라는 것이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총선 이후 재건축 사업 속도 조절에 나선 단지도 나왔다. 목동 8단지의 경우 지난 4월 양천구청에 정밀안전진단 평가 취소 요청서를 보내기도 했다.
개발 호재=집값 상승, 유동성 풍부한 탓
국토부에서는 “개발 호재만 조금 나와도 집값이 뛰니 답답하다. 개발을 안 할 수도 없고…”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탓이다. 갈 데 없는 돈이 작은 호재에도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목동은 서울 집값을 자극할 폭발성이 있는 단지다 보니 첫 관문 통과 소식에도 가격이 널 뛰고 있다”며 “재건축이 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앞으로 많은 고비가 있는 만큼 당장 재건축이 될 것이라고 과도하게 기대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