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번다. 동학 개미도 예외가 아니다. 아는 게 쉽진 않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양적완화(QE), 국채금리상한제(YCC) 등 알쏭달쏭 용어들이 난무한다. 그래서 ‘묻지마 투자’만 한다면? 남는 건 빨간색이 난무하는 ‘주식 텅장(텅빈 통장)’ 뿐. 마침 Fed가 10일(현지시간)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Fed는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 이 결정에 뉴욕증시는 11일 추락의 날개를 달았다. 다우지수가 6.90% 하락한 2만5128.17로 거래를 마감했다. 모든 것은 연결돼있다. Fed의 결정은 태평양 건너 한국 증시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픽으로 알아보고 월요일 개장에 대비하자.
① 미국, 2022년까지 제로금리
② FOMC가 뭔데?
한 가지 포인트. 이번 FOMC엔 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도 참여했는데, 경기 전망에 있어서 파월 의장과 다른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 FOMC에서 논의된 제로 금리 유지 기조엔 참석자 모두 만장일치. 다음 그래픽을 보면 올해와 내년까지는 금리를 제로 수준에 동결하자는 데 모든 위원들이 찬성했다.
각각의 파란 점이 참석자들이 바람직하다고 본 기준금리다, 2020년과 2021년은 모두 한 곳, 기존과 같은 0.00~0.25%에 찍혀 있다. 2022년엔 점 2개가 더 높은 곳에 찍혀있는데, 이는 참석자 중 2명이 2022년부터는 기준금리를 높여도 된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바꾸어 말하면, 나머지 대다수는 2022년 이후에도 제로 금리를 지지한다는 뜻이 된다. 일각에서 “제로 금리가 3년 이상 갈 수도 있다”고 점치는 이유다. 장기전망으론 다들 2.0% 이상을 찍은 것을 볼 수 있다.
③제로금리, 왜 중요한가
“금융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인 금리를 통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금리는 현대 금융시장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금리를 0으로 낮췄다는 것은 돈의 가치를 그만큼 떨어뜨리고, 돈을 흔하게 만들겠다는 Fed의 의지다.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리뷰가 이날 Fed의 결정을 두고 “공짜 돈의 시대가 열렸다”고 평한 데는 이유가 있다.
④YCC는 또 뭔데?
YCC는 금리가 이상 급등할 경우를 대비한 일종의 비상대책이다. YCC는 미국이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고안했다. 국채를 대량으로 찍어 자금을 융통하되, 장기채 금리는 2.5%로 고정시켰던 고육책이다. 현 시점에서 YCC 카드까지 꺼내야 한다면 Fed가 경제 상황을 꽤나 심각하게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FOMC에서 YCC가 주목받았던 이유다. 관련해 파월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YCC가 과거 어떤 효과를 냈는지 브리핑을 받았다. 앞으로 FOMC 회의에서 토론을 계속하겠다.”
파월 의장은 “브리핑을 받았다”고 피동 표현을 썼지만 그 브리핑을 하도록 지시한 건 파월 의장 본인일수밖에 없다. YCC를 유력 카드로 검토하고 있다는 뜻으로 시장이 받아들이는 이유다.
⑤200억 달러, 9.3%, -6.5%
FOMC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 실업률과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도 내놓았다. 올해는 미국 경제가 -6.5%로 역성장하겠지만, 내년은 5% 가량으로 플러스 성장률로 회복할 수 있을 거라는 게 FOMC의 중지였다. 실업률 역시 장밋빛에 가까웠다. 올해는 9.3%의 실업률을 기록하겠지만 내년엔 6.5%, 내후년엔 5.5%로 점차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낙관은 그러나 이르다. 파월 의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제로에 가까운 금리 수준을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경제 회복이 향후 수년간 계속될 것이란 전반적 기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걱정하는 것은 경제의 장기적 피해 문제”라며 “지난 몇 개월간은 잘해왔지만 문제는 일자리에 신속하게 복귀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