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조용하지만 거침없는 사업 효율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쟁력 없는 사업의 구조조정, 생산 기지의 해외 이전, 나아가 손실을 무릅쓴 매각과 청산 같은 특단의 조치까지 동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구미 유휴공장 매각 추진
구미경실련 등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구미 2·3공장 부지를 장부가(1500억원) 보다 적은 1000억원 가량에 매각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철수설이나 해외이전과는 관련이 없다. 옛 LCD 생산 부지를 다른 기업이 인수하면 활용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를 제외하고 국내에 있는 TV용 LCD 생산라인도 전부 정리할 계획이다.
LG화학, 중국 LCD 편광판 사업 매각
최근 완성차 메이커가 내놓는 신형 모델에 10인치 이상 큰 LCD 패널이 탑재되는 추세를 반영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LCD용 유리기판 생산설비를 손실 처리한 뒤 사업을 접었다. LG화학은 중국 LCD 편광판 사업의 매각으로 확보하게 될 1조원이 넘는 돈은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 사업에 투자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스마트폰·TV 생산라인 해외 이전
LG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전자 등은 디스플레이 사업 구조를 LCD에서 OLED로 급속히 전환해 나가고 있다"며 "중국 광저우 OLED TV 패널 공장도 이달 내 양산 준비를 마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 내부에서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구광모 대표의 젊은 리더십이 조용하지만, 서서히 사업에 녹아들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구 대표는 지난해 LG 사장단 워크숍에서 "앞으로 몇 년은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근본적인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사업방식과 체질을 철저히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영민 기자 br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