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보니까 그 PC방이네. 이 사람이 자주 가는 PC방 있어요.”
지난 2일 서울보호관찰소 전자감독과 소속 보호관찰관 조남찬 계장은 전자발찌를 착용한 A씨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말했다. 그가 작성한 일지에는 전자발찌 피부착자A씨의 동선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10:00~11:00 XXPC방’ ‘11:00~12:00 OO노래방’ 등이다.
조 계장은 “매일 동선을 기록하고 분석하기 때문에 생활패턴을 다 알고 있다”며 “평소와 다른 이동 경로가 포착되면 현장에 가서 감시한다”고 했다. 그는 “귀가 시간을 어기고 밤에 배회하는 사람들이 매일 25명씩은 있다”며 “‘10분만 있다 들어가겠다’며 우리와 ‘밀당(밀고 당기기)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화하거나 현장에 출동해 모두 귀가시키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보호관찰소 조남찬 계장
“평소와 다른 경로 가면 현장 출동
재범 막으려면 수저 개수도 알아야
10명이 153명 관리 24시간씩 근무
조두순 곧 출소, 인력 2~3배 늘려야”
“가족보다 범죄자들과 더 많이 카톡”
조 계장은 “재범을 막기 위해 전자발찌 착용자와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형 생활을 오래 해 사회적으로 고립된 출소자 중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전자발찌 부착자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진정한 보호 관찰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시 대상자들과 하루에도 수십번 카카오톡 메신저를 주고받고 전화해 ‘오늘은 누구 만났냐’ ‘지금 거기는 왜 가있냐’ 등을 묻는다”며 “가족보다도 더 많이 연락한다”고 했다. 최근 한 관찰대상자의 국가재난지원금 신청도 도와줬다고 한다.
서울보호관찰소에서 관리하는 전자발찌 피부착자는 총 153명이지만, 보호관찰관은 10명에 불과하다. 1명당 15.3명을 관리하는 셈이다. 한 사람이 15명에게 매일 전화하고 동선을 기록하면서도, 유대 관계까지 형성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30시간 이상 집에 들어가지 못할 때도 잦다. 조 계장은 “5일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24시간 야근을 한다”며 “근무를 마치고도 여전히 할 일이 남아 30시간 이상 근무를 한 후 퇴근하곤 한다”고 했다.
“조두순도 곧 출소…보호관찰관 늘어나야”
‘재범 고위험군’을 1대1 감독하기 위해서도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현재 19세 미만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범죄자 중 3회 이상 전과·정신질환 전력이 있는 전과자는 194명이다. 하지만 인력 부족으로 17명만 1대1 감독을 받고 있다. 조두순도 올해 12월 출소하면 이런 감독을 받는다.
조 계장은 “지금보다 보호관찰관 인력이 2~3배 늘면 더 철저히 감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범을 막는 건 국민의 안전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아·정진호 기자 kim.j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