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나선 게 가장 눈에 띈다. 급격히 발전한 정보통신기술(ICT)을 한은의 정책 운용 및 내부 경영에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한은 관계자는 “일부 중앙은행이 CBDC 도입을 추진 중이고, 민간 부문에서도 핀테크나 지급 결제 부문의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부 업무수행 측면에서도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활용이 조사 연구 성과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리라 봤다”고 말했다.
창립 70주년 맞아 10년 발전전략 담아
디지털 혁신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부총재보급의 최고 디지털 혁신 책임자(Chief Digital Strategy Officer, CDSO)를 임명한다. 그 아래 실무 부서로 디지털혁신실을 신설하기로 했다. AI·머신러닝·빅데이터·블록체인 등 최신 기법을 연구하고, 외부 기관과의 협업을 추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CBDC 연구 속도도 높인다. CBDC는 지준예치금, 결제성 예금과는 별도로 전자적 형태를 가진 중앙은행 발행 화폐다. 민간 암호화폐와 유사하지만, 중앙은행이 통제한다는 점이 다르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국 CBDC 추진 동향을 바탕으로 필요할 때 국내 CBDC 도입을 위한 제반 준비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은 현재 CBDC와 관련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다음 주 중엔 법적 필요 사항을 검토할 CBDC 법률자문단이 출범할 예정이다.
‘BOK 2030’ 성과, 총재가 직접 챙길 것
한은의 또 다른 핵심 기능 중 하나인 조사 영역에선 고위급 조사연구위원회를 설치해 조사연구 체계를 부서 중심에서 은행 차원으로 전환한다. 저성장·저물가·저금리, 디지털 경제 확산 등 구조적 변화 속에서 복잡한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심층적인 연구 역량을 갖춘 인재를 지원하는 특별연구원 제도도 신설한다.
한은은 이런 내용을 담은 ‘BOK 2030’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경영 담당 부총재보가 실행을 총괄하고, 성과는 이주열 총재가 직접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BOK 2030’을 통해 대내외 금융·경제 환경의 빠른 변화와 디지털 혁신에 보다 신속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조직 및 인사 운용체계, 업무수행 방식, 조직 문화 등도 급변하는 환경과 국민적 기대에 부합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