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5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일자리를 잃어 구직급여(실업급여)를 타간 사람은 지난해 같은 달(50만3000명)보다 34.8% 급증한 67만8000명이다. 월간 통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인원이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구직급여 총액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중이다. 지난달 1조162억원을 기록했다. 구직급여 월 지급 총액이 1조원을 넘어선 건 1995년 고용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난이 심화하면서 구직급여 지급액은 3월 8982억원, 4월 9933억원으로 급증하더니 지난달 1조원 선까지 돌파했다.
고용보험기금 고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발 고용 참사가 이어진다면 빠르면 올해 안 고용보험기금이 바닥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의 의뢰를 받아 국회예산정책처에서 지난 4일 제출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업급여 재정 소요 전망’ 내용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구직급여 신청자가 32.8% 늘어난 올 4월 수준의 고용 위기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올해 실업급여 지출액이 14조5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 실제 5월에도 신규 구직급여 신청자는 11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1% 늘었다. 4월과 비슷한 증가율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3조4000억원을 실업급여 재원으로 추가했지만 역부족이다. 고용보험법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 적립금은 예상 지출액의 1.5~2배 수준으로 쌓아놔야 한다. 추경으로 보충되는 돈은 이에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추경호 의원은 “올해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용보험기금 수지는 추계 결과보다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실업급여 지급 예산은) 추경으로 추가한 안에서 대체로는 소화가 될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지만 5월 고용동향을 봐야 한다”며 “제조업쪽 (실업난)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건지에 따라서 예산 자체는 유동적이라고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