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통장, 네이버 통장, 카카오 통장 ….
ICT업계, 고금리 앞세워 통장 출시 경쟁
ICT업계는 테크핀 고객 유치를 위해 직접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 ‘통장’을 앞세우고 있다. SK텔레콤은 8일 “KDB 산업은행, 모바일 금융 플랫폼 핀크와 손잡고 자유입출금 금융상품인 ‘T이득통장’을 15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중 KDB산업은행의 마케팅 정보 활용에 동의한 고객을 직접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예치금 200만원까지 연 2% 금리를, 초과 예치금에 대해선 0.5% 금리를 적용하는 자유입출금 통장이다.
네이버페이를 서비스하는 네이버파이낸셜도 이날 “포인트 적립과 예치금 수익의 더블 혜택을 제공하는‘네이버 통장’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네이버통장’은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출시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이다. 예치금(100만원 한도 내)에 대해 3% 수익률을 제공하고, 네이버페이로 충전ㆍ결제하면 3%의 포인트 적립을 추가로 제공한다.
카카오페이는 하나은행과 손잡고 ‘하나 카카오페이 통장’을 내놨다.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신규 계좌를 만든 뒤 이 계좌에 하나은행 계좌를 등록하면 된다. 이 통장을 통하면 카카오페이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해당 계좌의 모바일ㆍ인터넷뱅킹ㆍ하나은행 자동화기기 등에 대한 수수료도 면제해준다.
통신·SNS·금융 빅데이터 결합해 사업 모델 확대
통신사나 포털, SNS 등 각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확대하겠다는 의도도 강하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쇼핑과 자사 콘텐트 이용 고객에게 수수료 절감 혜택을 줘 커머스 시장을 키우려는 의도가, 카카오는 카카오뱅크ㆍ증권ㆍ보험 등으로 금융 분야를 확장해 나가려는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대외 환경도 테크핀 시장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정유신 교수는 “데이터 3법의 통과로 금융정보와 IT 회사가 가진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활용할 수 있게 돼 ICT 기업의 역할이 더 커졌다”며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ㆍ플랫폼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 분야의 경쟁력을 가진 ICT업체들이 금융업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