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마포 쉼터 나선 윤미향, 고개 숙인 채 말없이 떠났다

중앙일보

입력 2020.06.07 18:53

수정 2020.06.07 19:07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오후 6시쯤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윤 의원의 남편도 함께였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나오고 있다. <br>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사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이곳 소장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이곳의 A소장은 경기도 파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윤 의원은 2004년 5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쉼터 ‘우리집’ 시절부터 A씨와 인연을 맺어왔다.
 
검은색 상·하의에 검은색 백팩을 멘 윤 의원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쉼터를 나섰다. 윤 의원 남편과 정의연 관계자들이 뒤를 따랐다. 이들은 쉼터 앞에 대기 중이던 검은색 오피러스 차량에 말없이 올랐다. 윤 의원은 “의원님, 한 말씀만 해달라”“소장님이 돌아가셨을 때 개인 계좌로 모금 받으셨던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부터 마포 쉼터에 머무르며 정의연 관계자들과 유족들을 맞이했다. 윤 의원이 쉼터 마당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들을 안내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관계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5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의 추모사를 올린 뒤론 내내 침묵하는 모습이다. 윤 의원은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우리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다”는 글을 남겼다.


 
윤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에 대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윤 의원은 “급여는 80만 원밖에 못 드린다 했는데도 이리도 좋은 일에 함께하는 일인데 괜찮다고 해 만나게 됐다”며 “(A씨가) 쉼터에서 만들어내는 우리와 할머니들의 웃음이 운동에 큰 에너지가 됐다”고 했다. 현재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