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후보는 이에 “도널드 트럼프가 이 나라를 해묵은 분노와 새로운 공포로 분열된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해 미국 대선에서 인종 투표전 양상이 본격화했다.
닉슨, 킹목사 암살 뒤 혼란 상황
“법질서 회복” 캠페인으로 백인 결집
트럼프 “침묵하는 다수” 호소작전
바이든 “트럼트가 전쟁터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 역시 비슷하다. 미국 내 백인의 인구 비율은 60%지만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를 기준으로 하면 73%로 압도적으로 많다. 어차피 유색 인종에선 지지자가 적으니 철저하게 보수 백인층을 결집하겠다는 시도다. 지난달 17∼20일 실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4%다. 그런데 인종별로는 백인 51%, 흑인 15%, 히스패닉 25%로 백인 지지율이 훨씬 더 높다. 나라가 쪼개지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보수 백인 지지층에만 올인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에게 계속 밀렸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일까지의 여론조사 평균(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은 바이든 48.6% 대 트럼프 42.6%다. 여론조사 숫자에선 밀려도 트럼프 대통령의 승부수는 충성층 결집에 있다. 나라가 쪼개지는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지지층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결집시켜 오는 11월 투표장으로 향하게 하는 데서 앞서겠다는 전략이다. 토머스 슈워츠 밴더빌트대 정치학 교수는 “지금 당장은 트럼프의 대응에 실망한 일부 중도 유권자가 이탈해 바이든의 지지층이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트럼프 지지층보다 결집력이 약한 바이든 지지자의 결집이 대선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