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사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동양대 총장의 직인 파일은 동양대 휴게실 PC에서 발견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경심 교수의 PC에서 직인 파일이 나왔다며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확인 없이 단정적으로 보도했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또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사안임에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오히려 올바른 여론 형성에 저해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檢, 업무용 PC에서 총장 직인 파일 입수했다”
그러나 보도가 나간 후 7개월이 지난 시점에 열린 정 교수의 9차 공판에서 SBS 보도와 일치하지 않는 정황이 발견됐다. 검찰은 증인 신문 중에 "언론에서 나온대로 정 교수가 임의제출한 업무용 PC에 동양대 총장 직인파일이 있었느냐?", "사실은 이 보도내용과는 다르게 이 PC에는 총장 직인이 발견된 건 아니었는데, 보도내용 진위는 알 수 없었지요?"라고 물었다.
검찰이 정 교수의 업무용 PC에서 총장 직인이 발견된 것이 아니라고 전제하고 질문을 한 것이다.
해명 내놓았지만 오보 논란 계속
SBS는 "9월 5일 검찰이 확보한 정 교수의 동양대 연구실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아들이 받은 동양대 총장 명의 상장 파일이 나왔다"며 "취재진은 검찰이 기소한 근거가 정 교수 연구실 컴퓨터에서 나왔을 것이라 의심하고 취재했다"고 보도 경위를 설명했다.
'총장 직인 파일'에서 '아들이 받은 총장 명의 상장 파일'로 표현이 바뀐 점은 인정했지만, 시청자에 대해 사과하거나 보도가 오보라고 인정하지는 않았다.
해명 보도 이후로도 논란은 계속됐다. 문제가 된 SBS 보도에서는 ‘총장 직인 파일’이 따로 오려져 저장돼 있었다고 보도했기 때문에 ‘총장 명의 상장 파일’과는 전혀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총장 직인 파일'을 실제로 발견하긴 하지만, ‘연구실PC’가 아니라 ‘휴게실 PC’였다는 점, 발견된 일시가 SBS 보도 이후인 9월 10일이었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법정제재 확정 시 방송평가서 감점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여성 치어리더가 춤을 춘 뒤 구걸하자 출연자들이 환호하면서 돈을 던진 장면을 방송한 tvN의 '코미디 빅리그',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노출한 KBS 1TV '코로나19통합뉴스룸 KBS 뉴스 9' 등장 인물이 옥상에서 투신하는 장면을 내보낸 SBS의 '아무도 모른다', 귀신 소환 장면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한 캐리TV '오싹오싹 이야기 시즌2 분신사바' 등에 대해 행정지도인 '권고'가 결정됐다.
또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한 인터뷰 영상을 방송한 TV조선 'TV조선 뉴스 7'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결정했다고, 방심위는 밝혔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