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숙희(44)씨는 올 여름휴가를 언제 어디로 가야 할지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이미 장소를 정하고 교통편과 숙박 등 필요한 예약을 마쳤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선뜻 이동하기가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이 씨는 “7~8월 중에 가긴 가야겠는데 아이들 방학이 언제인지도 봐야하고 안심하고 다녀도 괜찮은 상황인지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름휴가의 발목을 잡은 건 역시 코로나19였다.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정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72.6%가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가늠할 수 없어서(복수응답)’라고 답했다. 이는 2위인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24.9%)’보다 약 3배 가까이 높은 응답률이다. 이밖에 ‘코로나19로 인해 사용할 수 있는 연차, 휴가 일수의 여유가 많지 않아서(18%)’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9.6%)’ ‘원래 여름휴가를 즐기지 않는 편이라(6.7%)’, ‘이직준비 등 개인적인 계획들이 있어서(6.3%)’ 등의 이유가 잇따랐다.
설사 여름휴가를 가기로 계획했다 하더라도 올해 휴가는 코로나 이전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여름휴가를 가겠다고 답한 직장인의 89.2%가 ‘국내여행’으로 보낼 것이라고 답했으며 ‘해외여행을 하겠다’는 응답은 10.8%에 그쳤다. 올해 휴가를 계획한 직장인들이 지난해 다녀온 여름 휴가지를 살펴보면 ‘해외’가 22.1%로 올해 계획보다 2배 정도 높았다. 여름휴가 일수도 지난해에는 평균 4.9일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올해는 이보다 하루가 짧은 평균 3.9일을 사용할 계획으로 조사됐다.
한편 직장인들은 ‘평소 꿈꿔온 휴가’로 ‘휴양지에서 푹 쉬기(24.4%)’와 ‘해외에서 현지인처럼 머물며 살아보기(21.8%)’를 1·2위로 꼽았다. 이어 ‘한적한 시골, 외딴 섬 등 사람 없는 곳에서 유유자적하게 시간 보내기(13%)’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불멍(불을 보면서 멍 때리기), 바비큐 등 캠핑 즐기기(12.2%)’ ‘호캉스 즐기기(8.2%)’ 등도 직장인들이 꿈꾸는 휴가로 꼽혔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