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대표는 지난 3개월여간 인생 최대의 경험을 했다며 그간의 일들을 들려줬다. 지난 3월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진단키트 지원을 부탁하고, 이튿날 문 대통령이 직접 서울 송파 씨젠 본사를 찾았다. 당시 문 대통령은 씨젠에 이른 시일내로 월 1000만 테스트까지 생산량을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표는 당시“남들은 부럽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태어나서 이렇게 압박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기자에게 털어놨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설비 증설에도 주력하고 있다. 본사 옆건물을 새로 임대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회의실과 창고마저 용도를 바꿔야 했다. 경기도 하남에 토지를 매입해 별도의 생산공장을 세우고 있다. 3월초 월 200만 테스트 정도였던 생산능력이 최근 2000만 테스트까지 올랐다. 그래도 여전히 물량이 달린다. 생산 물량의 98%가 수출인데 주문의 70% 정도만 겨우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성능도 진화하고 있다. 씨젠은 최근 들어서 4개 유전자를 진단하기 시작했다. 전세계에서 4개 유전자를 진단하는 곳은 씨젠 뿐이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