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가 모처럼 순풍에 돛단 듯 순항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은 전날보다 18.27% 오른 58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23일 기록한 올해 최저점(3115원) 대비 89% 급등한 가격이다. 이날 대우조선해양(14.41%)과 현대미포조선(3.32%), 현대중공업지주(1.07%) 등 다른 조선주도 동반 상승했다.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가격제한폭(29.91%)까지 치솟았다.
삼성중공업 주가, 두 달여 만에 89% 상승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와 유가 급락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선박 발주가 급감한 가운데 성사된 대형 프로젝트로, 조선사들의 일감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해소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 "추가 상승" "일시적 반등" 의견도
다른 의견도 많다. 최근의 강세는 저가 매력과 수주 소식에 따른 일시적 반등일 뿐, 주가의 추가 상승 신호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카타르의 대규모 발주 계획은 사전에 알려져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당장 주가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약은 2027년까지의 장기 계획으로 실제 선박 건조 계약은 2024, 2025년까지 4~5년에 걸쳐 나눠 체결될 것"이라며 "내년 이후 연간 수주량은 25~30여척, 조선사별로는 10여척 수준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2018, 2019년 한국 조선사의 대형 LNG선 수주량은 각각 66척, 49척이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 이상의 큰 발주가 나와 올해 총 발주량이 늘지 않는 이상 주가가 더 오르기는 쉽지 않다"며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경기 상황이 여전히 안 좋은 것도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