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상대적으로 일찍 산업활동을 재개한 중국에 대한 수출에 개선되고,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양식의 변화로 바이오헬스, 컴퓨터 등 일부 품목의 수출액이 많이 증가하는 등 희망도 보였다.
코로나 '현재진행형'인 美ㆍEU
수출 부진은 주요 수출국에서 코로나19가 아직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31일 기준 미국(2만4170명)을 비롯해 영국(1604명), 프랑스(1828명), 독일(267명) 등 일일 확진자 수는 여전히 많다. 산업부는 "최근 수출 부진은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문제보다는 코로나19 영향 지속에 따른 글로벌 수요 급감으로 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생산ㆍ수요부진에…수출 3위 車 '반토막'
수요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자 차 부품 수출도 자연히 줄어들었다. 차 부품 수출액은 6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66.7% 감소했다. 자동차 등 철강이 필요한 산업이 '셧다운' 되자 철강 수출액이 34.8% 내려앉았다. 외출자제로 의류 수요가 줄어들자 해외 섬유ㆍ의류 바이어의 주문이 급감해 섬유 수출도 43.5%나 감소했다. '공장가동 부진→원유 수요 감소→원유 단가 하락'으로 이어진 연쇄 반응으로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도 큰 폭(34.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수출ㆍ수입을 포함한 무역 규모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무역 규모를 지난해보다 9.1% 감소한 9500억 달러(통관기준)로 전망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달성한 연간 무역액 1조 달러 기록이 무너진다는 예상이다.
홈코노미 확산…반도체ㆍ바이오헬스 호조세
이에 따라 지난달 99개월 만에 기록했던 무역수지 적자(-13억9000만 달러)도 한 달만에 4억4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향후 수출 회복은 주요국의 경기 회복 속도에 달렸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한은은 올해 1조 달러 아래로 내려앉은 무역 규모가 내년에는 1조450억 달러로 회복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각국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하면 하반기부터 수출이 완만하게 개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불거진 중국의 '홍콩보안법' 이슈와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위기 요인도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중국 등 주요국의 중계무역 기지로 활용하던 홍콩의 물류ㆍ금융 허브 기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직수출 전환을 위한 거래처 조정 비용 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승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경제활동이 정상화한 중국의 경우 수출 추세가 많이 회복(4월 -17.9%→ 5월 -2.8%)됐지만 미국ㆍ유럽ㆍ아세안은 아직 코로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를 통해 기업의 수출 애로를 발굴해 해소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