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개인계좌 의혹'에…김웅 "횡령" 최강욱 "10년 지난 일"

중앙일보

입력 2020.05.30 14:26

수정 2020.05.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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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하 미래연)’ 기획실장으로 일하면서 개인 명의의 별도 계좌를 운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이 30일 “굳이 개인계좌를 사용한 이유와 그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는 한 횡령이라고 봐야 한다”는 견해를 냈다.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 출신의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법인계좌가 있음에도 개인계좌로 돈을 받거나 자금을 옮기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썼다. 그러면서 “어느 단체의 대표가 돈을 사용했는데 그 사용처에 대한 증빙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이유와 사용처를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횡령으로 추단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 대법원의 판단(2003도2807)”이라고 적었다.
 
앞서 미래연에서 회계 업무를 맡았던 직원 김모씨는 지난 29일 시사저널을 통해 윤 의원이 미래연 기획실장으로 일하던 2011~2012년 미래연 법인통장 외 김씨 명의의 통장을 하나 더 운용했다고 주장했다. 미래연은 이명박(MB) 정부 시절 노무현 정부 출신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 명의의 통장에서 윤 의원 명의의 통장으로 총 2400여만원이 여러 차례 이체된 명세를 근거로 들며 윤 의원이 개인 목적의 계좌를 운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법인통장과 달리 이 통장은 윤건영 (당시 미래연) 실장에게 직보했다. 사실상 ‘윤건영 통장’”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5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 당선인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윤 의원 측 관계자는 30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10년 전 일이라 윤 의원도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윤 의원 개인이 다른 목적으로 활용한 것도 없고 미래연의 차명계좌는 더욱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당하게 쓰려고 했다거나 따로 빼돌리려고 했으면 계좌이체 기록을 남겼겠느냐”며 “미래연의 공식 수익이 아닌 돈을 미래연을 위해 쓴 것이지 불투명한 돈 거래 목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2011년 김씨 명의의 통장이 개설되면서 신규 입금된 1100만원은 “미래연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아는 사람들이 미래연에 도움을 주려고 보내 온 돈”이라는 게 윤 의원 측의 해명이다. 미래연의 공식 수익금이 아니기 때문에 법인통장이 아닌 별개의 통장으로 보관했다는 설명이다. 윤 의원 측 관계자는 “공식 후원처리를 하지 않는 게 죄라면 죄겠지만, 전부 미래연을 위해 썼고 사사롭게 개인이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차례에 걸쳐 윤 의원에게 입금된 2400여만원은 “미래연이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초기 4~5개월간 윤 의원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가면서 운영비·인건비에 보탰던 돈을 돌려받거나, 밀렸던 본인의 월급을 받은 것”이라며 “근거 없이 받아간 돈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면 횡령”이라는 김웅 의원의 주장에는 “그러면 윤 의원이 기획실장으로 일하면서 받은 월급을 어디에 썼는지 전부 공개하라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초선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한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전날(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의원 관련 의혹 보도와 관련해 “10년도 더 지난 일을 들춰내 먼지를 풀풀 날리게 하는 걸 보면 검찰정치가 여전하다는 징조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로 드러난 민의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노리는 목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썼다. 윤 의원과 최 대표는 각각 국정기획상황실장과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