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분간 “잘못 없다”
그는 돈 문제에 대해 특히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예를 들어 “모금한 돈은 할머니들에게 전달했다"거나 "안성 쉼터를 비싸게 매입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계좌 이체 내역을 일일이 다시 보니 허술한 부분이 있어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면서도 “사용하고 남은 돈(기부금)을 정의연 계좌로 이체했고 기부금을 개인적으로 쓴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금 내역을 하나하나 살펴봤는데 개인 계좌로 9건을 모금한 기부금 총액은 약 2억8000만원이고 약 2억3000만원을 목적에 맞게 사용한 뒤 나머지 약 5000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장에서 퇴장해 백브리핑 장소로 이동한 윤 당선인은 기다리던 취재진과 약 15분간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윤 당선인이 이동할 때마다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취재진이 경쟁을 벌이며 소통관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에게 직접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윤 당선인은 “1992년부터 할머니와 30년 같이 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하지 못했다”며“사과 말씀을 드리려고 시도했지만, 변명에 불과하다는 걸 알았고 앞으로 진심을 전하려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회견 내내 긴장한 듯 땀을 뻘뻘 흘렸다. 수차례 땀을 닦기도 했다. 브리핑이 끝날 때쯤 윤 당선자가 입은 옷이 땀으로 젖기도 했다. 질문이 계속 쏟아지자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윤 당선인이 처음으로 국회를 찾았고, 지금 굉장히 땀도 많이 흘리고 있는 상태라서 질문을 계속 받긴 힘들 것 같다”며 브리핑을 끊었다.
‘정의연 사태’가 불거진 건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면서다.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대구의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 후원금이 할머니들에게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