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 주역, 5·18묘역에 '참회의 꽃'
노 전 대통령 장남 재헌씨는 29일 오전 11시30분쯤 상복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는 5·18민주묘지 제단 앞까지 이동한 후 자신의 아버지 이름으로 된 조화를 헌화하고 분향했다.
장남 노재헌씨, 29일 광주 5·18묘역 방문
아버지 노태우 명의로 된 꽃 바치고 참배
“5·18 영령들 추모”…신군부 주역 중 최초
이어 재헌씨는 김의기·김태훈·윤한봉 열사의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의 뜻을 표명한 뒤 구묘역으로 불리는 망월동 묘역으로 이동했다.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 도착한 그는 이한열·이재호 열사 묘소에 참배했다. 이날 참배에는 김후식 전 5·18부상자회장과 노덕환 미주 평통 부의장 등 5명이 함께했다.
"5·18, 대한민국 민주화의 씨앗"
재헌씨의 5·18묘지 참배는 지난해 8월에 이어 이날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해 8월 23일 5·18묘지를 찾아 헌화·분향한 후 윤상원·박관현 열사와 전재수 유공자 묘역을 참배했다. 신군부 주역의 직계가족 중 5·18묘지를 찾아 사죄한 것은 당시 재헌씨가 처음이었다.
지난해 12월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를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전시관을 둘러보고,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5·18 유족들과도 만나 사죄의 뜻을 전했다. 재헌씨는 당시 5·18단체 관계자와 만나 “신군부의 일원이었던 아버지가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하다. 장남으로서 광주에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5·18 유혈진압 책임자…실형 선고받아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5·18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전 전 대통령 등 신군부 핵심 인사 18명과 함께 구속돼 재판을 받았다. 검찰과 법원은 12·12, 5·18을 군사반란과 내란 행위로 판단했고 전두환 무기징역, 노태우 징역 17년형 등 핵심 관련자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