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닷새 만인 28일 오전 11시 현재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만 82명에 달하는 데다 일부 확진자가 콜센터 등 다른 회사에서 일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의 긴장은 더 커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종이서 하루, 플라스틱선 2~3일 생존
택배 통한 감염 가능성은 낮지만 물건 받고 손 씻어야
물류센터 작업장 모자, 신발에서 코로나19 검출
이와 관련해 방대본 한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모자는 안전모이고 신발은 실내 작업화"라며 "작업장 모자와 신발을 공용으로 쓰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모자나 신발에 바이러스를 묻혔고, 그걸 통해 다른 사람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모자나 신발을 통해 감염된 추가 확진자가 더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선은 식당·흡연실·탈의실·엘리베이터·셔틀버스 같은 곳에서 서로 접촉하며 감염됐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물류센터 내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해 직원끼리 감염됐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작업장 모자, 신발에도 옮겨갔다는 추정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권 부본부장도 브리핑에서 "물류센터 집단감염은 생활방역 수칙에서의 사각지대에서 전파됐을 것으로 본다"며 "예를 들어 구내식당·흡연실 등에서 충분한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이 이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위생수칙, 생활방역의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쿠팡 측에 따르면 확진자가 발생한 해당 물류센터는 신선식품 작업장이고,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상품이 분류돼 안전모와 안전화를 착용한다. 다만 작업 위치에 따라 온도 등 환경이 달라 종류가 여러가지라고 한다.
한 관계자는 "장갑도 목장갑, 니트릴 장갑 등으로 다양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선식품 물류센터지만, 외부에서 이미 포장된 상태로 입고돼 식품에 직접적으로 접촉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종이 24시간, 플라스틱서 2~3일 살아남는 코로나
실제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골판지(종이보드)에서 24시간,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에서 2∼3일, 구리 표면에서 4시간 생존했다.
이렇게 보면 택배용 종이상자에선 하루 동안 생존할 수 있는 셈이다. 포장 및 배송 직원의 비말이 택배 표면에 묻었다면 이론적으론 24시간 내 전파가 가능할 수도 있다.
다만 방역 당국과 전문의들은 바이러스가 살아 남으려면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필요해 택배 물품을 통한 감염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쿠팡맨은 괜찮나
부천 쿠팡 물류센터의 경우 배송 인력은 크게 중간 기착지까지 물품을 이동시키는 '간선 기사'가 있고, 중간 기착지에서 소비자들의 집으로 배송하는 이른바 '쿠팡맨'이 있다.
권 부본부장은 "간선 기사는 603명으로 해당 지자체에서 검사를 시행 중"이라며 "일단 이 분들이 물류센터 안에 출입 한다든지, 물류센터 (확진자) 동선이 겹치는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맨도 직접적으로 물류센터 직원과 접촉할 일은 없다고 봤다.
그는 "현재로선 물류센터 4156명 직원과 이들의 접촉자가 추가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권 부본부장은 "실내 휴게실·탈의실 등 공동 공간을 이용할 때 가급적 마스크를 쓰고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며 "특히 흡연실은 사용을 금지하거나 야외 공간을 활동하고, 출퇴근 셔틀버스에는 손 소독제를 비치해 좌석 손잡이 등을 자주 소독해달라"고 강조했다.
백민정·심석용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