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385.8m, 폭 15.5m인 고가차도는 오래전부터 철거 논란을 거듭해왔다. 개통 직후부터 설계·시공상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교통체증과 교통사고를 유발해서다. 고가차도를 만들 때 인근 경전선 철도를 피하기 위해 급경사와 급커브로 시공한 게 화근이었다. 도심 미관 저해와 상권 악영향 등을 근거로 한 주민들의 철거 요구도 이어졌다.
갖은 논란에도 도심 도로 한복판 위를 가로지르는 고가차도를 철거하는 건 쉽지 않았다. 고가차도가 광주 남구와 전남 서남권을 잇는 백운광장 한가운데에 서 있어서다. 편도 2차인 이 차도의 양방향 통행량은 하루 평균 5만3000대에 달한다. 하루 14만7000대의 차량이 지나는 백운광장도 철거가 완료될 때까지 순차적으로 차량 통행이 차단된다.
광주시와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는 다음 달 4일 차량 통제를 앞두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광주경찰청과 함께 기존 고가차도를 대치할 추가 차로를 확보하고, 주변의 신호·통행체계를 변경하는 것 등이 골자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로는 기존 교통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가차도나 백운광장 일대는 공사 전부터 주말·평일을 가리지 않고 교통체증을 빚어온 구간이어서다. 상당수 시민들 사이에선 “지하철 공사까지 끝나는 4~5년은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시민들은 “백운고가가 철거되면 주변 상권이 살아나고, 이전보다 차량 흐름도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매일 출퇴근하던 길을 4년이 넘도록 돌아다녀야 하는 것은 보통의 인내로는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란 걱정들이 많다. 교통대란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추후 도로확보나 우회도로 권장 등의 대책은 와 닿지 않는다는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철거 날짜가 다가올수록 커져만가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경호 광주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