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 출입을 금지해 학부모들도 교문 밖에서 아이들의 첫 등교를 지켜봐야 했다. 한 1학년 여학생이 학교에 들어서다 말고 교문 밖 엄마에게 달려와 안겼다. 엄마는 “괜찮아. 잘 할 수 있지”라며 아이를 달랜 뒤 돌려보냈다.
초등 첫 등교, 반가움 속에서도 불안
같은 시각, 서울 송파구 세륜초 앞에는 어린이들이 긴 줄을 섰다. 교문에서 발열 측정과 손 소독, 건강 상태 확인이 이뤄지면서 줄은 100m 가량 이어졌다. 교문에 나온 교사들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교사 박현지 씨는 “아이들이 너무 반갑고 오늘 하루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며 “학부모 걱정을 잘 알기 때문에 쉬는시간부터 급식까지 철저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교실마다 가림막을 설치하고 화장실 바닥에도 발바닥 표시를 붙여 학생들이 거리를 유지하도록 했다.
반가움 속에서도 불안감은 적지 않았다. 2학년 박모군은 “친구들이랑 놀고 싶은데 엄마가 예전처럼 놀면 안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1학년 학부모 김모(32)씨는 “집에서 돌봄이 어렵기는 했지만 이 상황에 학교에 보내는 것도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음 주에 등교하는 3학년 학부모도 걱정되는 마음에 학교 앞에 나와 등교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일부 학교 등교 연기…학부모 “차라리 다행”
강복란 공진초 교감은 “지난주까지 긴급돌봄 학생이 130명 넘었는데, 오늘은 3분의 1도 안된다”며 “학부모 불안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맞벌이라 어쩔 수 없이 긴급돌봄을 맡기지만 걱정이 크다”며 “내일부터는 친정 부모께 아이를 맡기려 한다”고 했다.
등교 연기된 초등학생들은 예전과 같이 EBS TV를 통한 원격수업을 받았다. 서울 성동구의 초등 2학년 학부모 김모씨(37)는 “불안해서 가정학습을 신청하고 학교에 보내지 말까 했는데, 연기돼서 차라리 다행”이라며 “이제는 아이도 집에서 EBS로 수업하는 방식에 적응해서 크게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세륜초 등교 현장을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국지적 확진자가 나와 등교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더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방역 긴장 속에서도 학업을 지켜내는 새로운 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서·남궁민·채혜선·전민희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