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 근로자의 임금 체불 문제는 현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고, 고용 안정을 위해선 양사가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의 뜻을 이스타항공에 전달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자본 총계가 -1042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이 때문에 임직원의 지난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데 이어 3월부터는 급여 지급을 못 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5일에도 직원들에게 5월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다고 공지했다. 4개월 연속 임금이 체불되고 있는 상태다. 현재까지 이스타항공이 지급하지 못한 체불 임금은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경영진과 대주주가 임금체불 해결에 책임감 있게 나서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은 맞다”면서도 “책임지는 방식 등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일각에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에 임금 체불 해소를 위해 사재출연 등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의 두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지난 3월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 주식 매매 계약(SPA) 체결을 할 때 당초 매각 예상가였던 695억원보다 150억원 줄어든 54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당시 119억 5000만원을 지급했고 지난달 29일 잔금을 납부할 예정이었지만 잔금일 하루 전에 납부를 무기한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제주항공도 위기에 봉착했다. 최근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스타항공이 자력으로 임직원 급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인력 및 항공기 10대 반납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산업은행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에서 제외됐고,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서도 빠졌다. 이 때문에 이스타항공 임직원은 대주주인 이 당선인 일가가 책임지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 "인수 의지엔 변함 없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