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부터 긴박하게 움직였다. 원 대표는 국회에서 당 소속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오전 7시50분부터 2시간가량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당선인 대부분이 29일까지 합당해야 한다는 뜻을 원 대표에게 전달했고, 이를 바탕으로 원 대표는 현역 의원들과 함께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나눈 뒤 최고위를 열었다.
최고위는 ▶이달 29일까지 합당할 것을 결의하고 ▶26일 전당대회를 취소하는 대신 현역 의원 및 당선인 합동 연석회의를 개최한다는 두 가지 결론에 합의했다. 당 대표 임기를 8월 말까지로 연장하기 위해 예고됐던 전당대회가 취소되면서 원 대표의 임기는 29일 종료된다.
“합당 결의” 급물살 배경은
하지만 하루 만에 미래한국당 지도부의 입장이 급선회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선 당 지도부에 대한 당내 반발이 가장 큰 원인이란 시각이 많다.
미래한국당 당선인들은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나 ‘오는 29일까지 합당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당시 일부 비례대표 당선인이 ‘합당 반대파’로 분류되는 정운천 의원에게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결국 정 의원도 ‘29일 전 합당’ 입장에 동의했다고 한다. 같은 날 84명의 통합당 당선인들도 같은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미래한국당 사무처 당직자들도 업무를 전면 거부하며 통합당과의 조속한 합당에 힘을 보탰다. 10명가량인 사무처 당직자들은 총선을 앞두고 미래한국당이 창당할 당시 실무작업을 위해 통합당에서 건너간 인사들이다.
합당 지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한 데다 집권 여당도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통합을 강하게 압박해 들어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꼼수 위성정당에 불과한 미래한국당과는 어떠한 협상도 없음을 강조한다”며 21대 원 구성 협상에 미래한국당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의한다’는 추진한다는 것”…통합은 될까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