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 총통은 기존 입장인 ‘평화·대등·민주·대화’의 ‘8자’ 기본 원칙을 다시 천명했다. 과거 대만 독립을 주장한 민진당(民進黨) 출신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내세운 ‘평화·대등·민주·주권’ 중 ‘주권’만 ‘대화’로 바꾼 것이다. 같은 민진당 출신이지만 대만 독립을 향한 급진 행보 대신 현상 유지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미국 국무장관이 축하한 건 처음
차이잉원 “중국 일국양제 수용 못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차이 총통의 취임식 전 발표한 성명에서 “엄청난 표차로 재선에 성공한 것은 차이 총통에 대한 대만 국민들의 존경과 신뢰가 두텁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를 필두로 대만과의 관계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만 외무부는 “미국 국무장관이 대만 총통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 것은 처음”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으며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분할될 수 없는 일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과 관련해 “미국은 중국의 내정을 엄중하게 간섭했다”며 “중국은 이를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양안 통일을 실현할 결심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 시나닷컴은 폼페이오 장관이 차이잉원을 ‘총통’이라 부르고, 대만을 ‘믿을 만한 파트너’라고 칭한 것을 문제 삼으며 “중국을 자극하려 하는 게 분명하다”고 전했다. 중국과 대만은 지난 4년과 같이 대치를 계속할 전망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서유진 기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