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9시 30분부터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도로에서 벌인 비접촉 음주단속에서 음주감지기는 2시간 동안 10번 울렸다. 그러나 10건 중 실제 음주운전은 한 건도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전파 우려로 경찰이 새로 도입한 비접촉식 음주감지기는 알코올 세정제와 물티슈 등에 반응했다. 조수석에서 매니큐어를 발라 감지기가 울리는 일도 있었다.
"술 안 마셨다" 부인…실제로 0.000%
A씨는 “20분 전쯤 물티슈로 손을 닦고 운전한 게 전부”라며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는데 차에서 내리라고 하니 억울했다”고 말했다. A씨의 차량엔 그의 부인과 딸이 타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경찰 관계자는 “물티슈에 있던 알코올 성분이 감지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수석서 매니큐어 발랐다가 '삐-'
음주 단속에 나선 경찰은 운전자에게 “조수석 창문은 내려주시고, 숨은 불지 말라”고 안내한 뒤 비접촉 감지기를 운전자 앞쪽에 가져다 댔다. 습관적으로 감지기에 대고 숨을 불려는 운전자가 많아서다. "이게 뭐하는 거야"라며 낯선 음주단속에 투덜거리는 운전자도 일부 있었다.
1~7단계 센서 조절…전국 시행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경찰은 18일부터 비접촉식 감지기를 활용한 음주운전 단속에 나섰다. 코로나 19 감염 우려로 지난 1월 28일부터 길목을 막고 모든 차량 운전자를 확인하는 ‘일제 검문식’ 음주운전 단속을 중단하자 음주운전 사고가 늘었기 때문이다.
정진호 기자, 영상=황수빈 jeong.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