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18일 광주 상무지구 한 음식점에서 광주ㆍ전남 당선인 12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 지난 7일 총선 낙선인들과의 오찬, 그리고 15일 자신이 후원회장을 맡은 당선인 13명과 점심을 함께 한 데 이은 식사 자리였다.
이 위원장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서 전당대회 얘기나 특정인에 관해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저도 안 꺼냈고 누구도 꺼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전대 출마 여부와 관련해 머지 않아 결정이 나올 거란 취지로 말했다. 이 위원장은 “(출마 여부는) 아직 안 정해졌다. 좀더 당 안팎의 얘기를 듣겠다”면서도 “너무 오래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일이기 때문에 빨리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을 잘 아는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에는 이 위원장이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사실상 당권에 도전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의 이런 움직임에 같은 당 송영길ㆍ홍영표ㆍ우원식 의원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모습이다.
호남 출신 송영길 "협력" 시사
민주당 안팎에선 이 위원장이 출마를 결심하면 송 의원은 내년 3월로 예상되는 차차기 당 대표 선거를 겨냥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송 의원은 같은 호남 출신인 이 위원장과 지지기반이 겹친다. 또 2016·2018년 전당대회에서 낙마한 송 의원으로선 이번 전대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클 수 있다. 송 의원과 가까운 한 민주당 인사는 "신뢰를 갖고 나서면 이번이든, 다음이든 이 위원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친문 좌장 홍영표, 출마 결행 '고심'
홍 의원은 8월 전대에 나설 경우 첫 출마여서 송 의원과 같은 패배부담은 덜한 편이다. 다만 친문 조직표가 결집할지 미지수다. 민주당 내에선 2016년 전당대회 당시 친문 조직이 '대선 관리형 당 대표'로 추미애 후보를 밀어 당선시켰을 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호남권 여권 인사는 "친문에 유력 주자가 없다. 친문 표가 이 위원장으로 이탈할 수 있다"고 했다. 만약 패배하면 차차기 전대까지 연달아 상당한 규모의 선거자금을 써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조직기반 필요한 우원식, 주변선 "출마하라"
홍 의원과 마찬가지로 당 대표 도전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 패배부담이 덜하기도 하다. 다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비대면 선거운동 가능성이 큰 점은 변수다. 한 여권 인사는 "대면 선거운동이 어려우면 아무래도 대중성 있는 후보를 넘기 어렵다"고 했다. 우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정을 갖고 입장을 정하긴 어렵다.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