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애리조나·뉴멕시코·유타 등 3개 주에 거주하는 나바호족은 6·25전쟁 당시 약 800명이 참전했다. 현재 생존 참전용사는 130명가량으로 알려졌다. 나바호족 참전용사들엔 암호통신병이 많았으며, 이들은 보병으로 전투를 치렀다. 이들 중 일부는 앞서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암호통신병으로 활약했다. 당시 일본군이 미군의 무선통신을 가로채는 일이 잦아지자, 미군은 나바호족의 고유 언어를 사용해 암호를 만들었다. 탱크는 나바호어의 ‘거북이’로, 폭격기는 ‘알을 밴 새’로, 기관총은 ‘재봉틀’로 부르는 방식이었다. 이후 일본군은 미군 통신을 쉽게 해독할 수 없었다.
고유 언어로 미 암호통신병 활약
2002년 영화 ‘윈드토커’ 만들어져
나바호족 암호통신병의 존재는 1968년까지 미국 정부가 1급 비밀로 묶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의 얘기는 2002년 홍콩의 우위썬(오우삼) 감독이 윈드토커(Windtalkers)라는 영화로 제작하기도 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2016년 6·25전쟁 66주년을 맞아 나바호족 참전용사 35명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전달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