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신한은행 을지로3가점을 방문한 장효준(76)씨는 “오늘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대상이 아니다”라는 은행 직원의 안내를 받고 발길을 돌렸다. 이날부터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카드 등 은행 계열 카드사는 오프라인 은행 영업점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가능하다. 비씨카드의 경우 제휴 금융기관 15곳에서 신청할 수 있다. 단, 오프라인 신청의 경우 첫째주(18~22일)엔 출생연도에 따라 5부제가 적용된다. 이날은 출생연도 끝자리 ‘1, 6’이 신청 대상이었다. 실제 영업점에서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찾아왔다가 돌아가는 고객들이 종종 있었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같은 지점을 찾은 고객 최은희(57)씨도 “출생연도 끝자리가 3인데 잘못 찾아와 허탕을 쳤다”며 한숨을 쉬었다. 최씨는 “5부제로 신청을 받는 줄 몰랐다. 지난 주 고객센터에 전화해 물어보니 ‘(신청방법은) 두고봐야 한다’고 안내해 일단 방문했다”고 말했다. 장 씨는 “지난 주 다른 지점에서 인터넷 홈페이지로 신청하는 법을 알려줬는데, 내가 인터넷을 전혀 할 줄 모르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답답해했다.
은행 직원이 온라인 신청 안내도
이날 오전 국민은행 청계점에서 만난 윤재윤(63)씨는 출생연도 끝자리가 ‘7’이지만 영업점 직원의 안내로 고객용PC를 통해 3분 만에 재난지원금 신청에 성공했다. 윤 씨는 “근처에서 사업을 하는데 팩스 기계도 고장나고 해서 지원금으로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당 지점에서 지켜본 결과, 오전 10시 10분부터 10분 동안 고객 5명이 직원의 안내를 받아 온라인으로 재난지원금을 신청했다. 국민은행 청계점 관계자는 “5부제를 모르고 방문한 고객들이 많아 오전 중에 온라인 신청을 직접 안내 해 드린 고객만 10명이 넘는다”며 “실제 신청에 걸리는 시간은 짧다”고 전했다.
지원금 신청은 북적, 대출창구는 한산
이날 오후 2시 농협은행 동대문점 1층에는 재난지원금 신청 등을 위해 고객 10여명이 대기 중이었지만 대출지원 창구가 마련된 2층은 한산했다. 농협은행 동대문점 관계자는 “아무래도 1차 대출 때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대출이 급한 분들은 1차 때 많이 신청하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달부터 실시된 은행의 1차 코로나19 긴급대출(이차보전 대출)은 신용 1~3등급 소상공인에게 연 1.5% 금리로 최대 3000만원을 빌려줬지만, 이날부터 실시되는 2차 대출은 연 3~4% 금리로 1000만원까지만 지원한다.
고령층을 제외하고는 재난지원금 신청을 위해 직접 영업점까지 찾아오는 고객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통상 월요일에 은행업무를 보는 분들이 많은데 일부 지점은 이날 고객이 조금 더 늘었다”면서도 “지점 별로 상이하지만 특별히 고객이 급증한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국민은행 청계점 관계자도 “사전에 혼잡을 우려해 자체 교육을 통해 준비했는데, 예상처럼 혼잡도가 높지는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신한은행 을지로5가점에서 재난지원금 신청에 성공한 박찬을(74)씨는 “신분증을 내고 5분 만에 신청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