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회견 다음날···정의연, 위안부 쉼터 반값매각

중앙일보

입력 2020.05.16 16:54

수정 2020.05.1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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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협의 안성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지난달 23일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채혜선 기자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시민단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지정 기부금으로 조성한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를 헐값에 매각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쉼터는 펜션으로도 운영된 의혹을 사고 있어 매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대협은 경기 안성에 위치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쉼터)을 지난달 23일 4억 2000만원에 매각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쉼터는 2013년 9월 정대협이 2층 단독주택을 7억 5000만원에 매입해 조성한 시설이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돕는다는 취지에서였다. 당시 정대협은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부한 자금을 매입에 활용했다. 매각 가격이 매입 당시 가격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해당 쉼터는 펜션으로 쓰인 정황도 포착됐다. 한 포털 사이트 블로그에 펜션 이용 후기 형식의 글이 올라온 것이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인 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도 이 쉼터에서 수차례 모임을 가져온 것으로도 파악됐다. 쉼터 관리는 윤 이사장의 아버지 윤모씨가 상주하며 해왔다고 한다.


정의연이 쉼터 매각을 결정한 시기에 대해서도 의문이 쌓이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씨는 지난달 22일 대구시 중구에 있는 일본군위안부역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당선인의 국회진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안성 쉼터 매각 계약 하루 전의 일이다. 이씨는 지난 7일에도 재차 정의연의 기부금 용처를 문제 삼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정의연의 기부금 논란 의혹은 증폭됐다.
 
정의연은 쉼터를 누가 샀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설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매각 이유에 대해서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