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중국 정부는 ‘중국판 GPS(위성항법 시스템)’로 불리는 베이더우(北斗)를 이번 측량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에베레스트 표고(標高)를 재측량하는 것을 계기로 중국의 독자적인 첨단 우주기술을 안팎에 과시하겠다는 뜻이다.
등반대 50여명, 지난 6일 정상 향해 출발
'중국판 GPS'로 측량…독자 기술 강조
공동 조사 받아들였던 네팔은 발끈
"코로나 극복 상징으로 활용하려는 듯"
새 통신위성에는 '우한호' 명명하기도
99년 미국이 ‘처음으로 GPS를 이용해 측정했다’며 8850m라고 밝혔지만,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2005년 재측량한 결과 정상부의 빙산 부위를 제외하면 8844.43m라고 주장했다. 당시엔 중국도 미국의 GPS를 이용했다.
지난해 5월 네팔 정부는 측량 계획을 공식화했다. 그러자 중국이 기다렸다는 듯 네팔에 공동조사를 제안했다.
네팔 정부는 중국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지난해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네팔을 방문했을 때 양국 정부는 공동 측량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태도가 돌변했다. 네팔에 사전 통보도 없이 단독 측량에 나선 것이다. 네팔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요미우리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일방적으로 측정한 결과를 공식 표고라고 주장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비슷한 사례도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 12일 발사한 새 통신위성을 ‘우한(武漢)호’로 이름 지었다. 우한호를 실은 로켓 외벽에는 마스크를 쓴 의료진의 모습과 '영웅적인 우한, 위대한 중국'이란 문구를 각인했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에서의 ‘코로나19 종식’을 강조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