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빌라 대출 중단 없다"
신한은행은 12일 “전세 대출 중 아파트 외 주택 임차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부 상품의 신규 중단을 계획했으나 이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작년 말 대비 2조6622억 늘었고 신규 전세대출 중 아파트 외 주택의 비중도 올 1월 19%에서 4월 22%로 증가했다”며 중단을 결정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가파른 전세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는 해명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월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11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폭(8조1000억원)과 비교해 42%나 늘었다.
"빌라만 차별하는 것은 모순"
금융권은 코로나 대출에 재원을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건 겉으로 내세운 이유일 뿐 실제 목적은 따로 있다고 본다. 취급하는 데 품이 많이 들고, 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비아파트 대출을 줄이는 것이 경영상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거란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내줄 때는 주택 가격 대비 전세보증금이 합리적으로 책정됐는지를 심사해야 하는데, 아파트는 KB시세나 한국감정원 시세가 표준화가 돼 있어 심사 절차가 간단한 반면 빌라는 시세가 불투명해 심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가구 주택은 구분등기가 안 돼 있어 세입자 간 보증금 분쟁이 생기거나 보증금을 날리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비아파트가 아파트에 비해 대출 절차가 복잡하고 부실 위험도 비교적 크다는 설명이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주택 유형 중 아파트의 등기 절차가 가장 표준화돼 있고 가격 정보 역시 투명하기 때문에 위험성을 통제하기도 가장 용이하다”며 “총론적으로는 (이번 대출 중단 조치가) 코로나 이후 비아파트 주택의 집값 하락 가능성까지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른 은행 확산할라"
이날 오후 신한은행은 15일부터 비아파트 전세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한다는 계획을 백지화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이 실수요 자금이고 서민 주거용 자금인 점을 고려해 대출을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고 최종 입장을 밝혔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