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가치 '비궁' 기술 UAE 빼돌렸나···국과연 퇴직 연구원 수사

중앙일보

입력 2020.05.11 21:51

수정 2020.05.1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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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ADD)의 연구원이 퇴직하면서 국산 유도무기인 '비궁(匕弓)'의 핵심 기술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군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 방위사업청]

 
11일 군·경찰 등 수사당국에 따르면 ADD의 전 연구원 A씨는 지난해 퇴직하기 전 비궁 탐색기 기술 자료를 외장 하드에 내려받아 외부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당국은 퇴직 후 A씨가 이를 들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한 대학 연구소로 이직했을 수 있다고 보고, A씨가 ADD 근무 당시 사용한 업무용 컴퓨터를 압수해 분석 중이다. 

3년간 개발한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탐색기 기술은 수조원 가치"
UAE 대학 연구소 이직…유출 조사중

이밖에 A씨가 퇴직 후 해외 이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A씨가 빼돌린 것으로 의심 받는 자료에는 비궁의 탐색기 기술이 담겼다고 한다. 센서를 통한 영상 식별 기술로 한 번에 여러 목표물을 설정한 뒤 공격하는 표적 탐지 기능이다. 비궁의 핵심 기술로 수조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게 방산업계의 평가다.
 
비궁은 ADD 주관 아래 2012년부터 3년간 개발된 2.75인치(70㎜) 유도로켓이다. 차량 탑재형으로 기동성이 뛰어나고 차량 한 대당 2대의 발사장치에서 최대 40발을 발사하는 동시 작전 능력도 갖췄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기술 유출 여부를 더 따져본 뒤 사법처리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