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내성 있는 '강한' 결핵 퇴치 위해 진료지침 개정판 나와

중앙일보

입력 2020.05.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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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가 7일 치료 약에 내성이 있는 '다제내성 결핵' 치료를 돕기 위한 내용을 담은 결핵 진료지침 4판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연합뉴스]

치료 약에 내성이 있는 ‘강한’ 결핵의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결핵 진료지침' 4판이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7일 ‘다제내성 결핵’ 퇴치를 위해 신속한 진단 및 신약 사용 기준을 담은 결핵 진료지침 4판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다제내성 결핵은 치료에 가장 중요한 약제인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핌 두 가지의 항결핵제에 내성이 있는 균에 의한 결핵이다. 이 두 가지 약제에 모두 내성을 가질 경우 치료 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최소 18개월로 늘어나며 치료 성공률도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치료 성공률은 2017년 기준 64.7%로 선진국이 70~80%인 것에 비해 여전히 낮다. 2019년 기준 신규 결핵 환자 2만3821명 중 약 2.4%(580명)가 다제내성 결핵 환자다.


이번 결핵 진료지침은 2011년 초판 이후 네 번째 개정판으로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주관해 전문가로 구성한 결핵 진료지침 개발위원회를 통해 개정됐다.  
 
개정안에는 치료 성공을 높이기 위해 다제내성 결핵 환자를 보다 빨리 진단하고 초기에도 신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신약인 ‘베다퀼린’과 리네졸리드 및 퀴놀론계 약제를 다제내성 결핵의 치료 초기부터 쓰일 핵심 약제로 분류한다. 또 다른 신약인 델라마니드는 WHO에서 핵심 약제로 분류했지만, 국내 지침에서는 선택 약제로 분류해 베다퀼린의 대체재로 쓸 수 있도록 권고했다. 
 
심태선 결핵진료지침 개정위원장은 “국내 다제내성결핵의 진단과 치료 방향을 제시하고, 검사법 개발이나 환자 진료 형태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개정이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변관리본부장은“신약에 대한 요양급여 확대 및 신속감수성검사 제한 완화 등 관련 제도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치료 성공을 높이고자 다제내성결핵 전문 진료기관 지정과 협회 구축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정된 결핵 진료지침 4판은 이날부터 누리집(질병관리본부, 결핵ZERO,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인쇄본은 5월 말까지 민간의료기관‧지자체 등으로 배부할 예정이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